피터팬 신드롬
link  호호맘   2021-05-21
피터팬 신드롬은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어른들의 사회에 끼어들지 못하는 수많은 '어른아이'가 생겨나면서
전 세계적인 사회문제로 발전했다. 이는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개인의 무력감 등 현대 사회의 특성들이 모여 생긴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피터팬 신드롬은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왜냐하면 전세계적으로 청년고용시장이 무너지면서 일자리가
줄고, 그로 인해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을 잃은 젊은이들이 더욱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 버린다. 어른이지만 사회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짊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그들은 부모의 품에서 빠져나올 줄 모든다. 아서 밀러의 에서 윌리 로만의
자식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주인공인 윌리 로만은 외판원으로 '호감 받는 것' 외에는 인생에서 달리 어떤 것도 원하지 않는다. 자식에 대한
그의 지나친 기대와 보호는 자식들을 사회 부적응자로 만들고 서른다섯살이 되도록 부모에게 의지해 살게 한다.
심지어 그는 자살하여 자식들이 보험금을 탈 수 있게까지 한다.

현대판 피터팬들 역시 부모가 땀 흘려 이룬 물질적 풍요 속에서 성장한 세대다. 이들은 모든 걸 부모에게 의존한다.
부모 또한 직장까지 찾아가 자식을 야단치는 상사에게 항의할 만큼 자식의 일에 발 벗고 나선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실패를 견디지 못하며, 인생의 목표를 상실한 피터팬이 생겨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피터팬 신드롬 확산은 영국의 동물학 박사 브롬홀이 주장한 가설 '유형성숙'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류는 수백만년 동안 유인원에서 인류로 진화한 게 아니라 태아와 유아에 가까운 형태로 역진화했다.
즉 피터팬이 진화한 것이다. 이는 인류가 집단생활을 시작하고 상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줌으로써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유아적 특성이 진화했다는 하나의 과학적 가설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너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빨리 철들어 혼자 모든 일을 알아서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은
유아화와 거리가 멀다. 반면 사회가 부유해질수록 구성원들의 유아화 정도는 심해진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어
국가에서 국민들의 삶을 더 많이 책임질수록 사람들은 성숙해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귀여운 피터팬이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착한 신데렐라처럼 다른 사람에게 더 귀엽고 어리게 보이며 호감을 주는 것이 생존전략이
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도 피터팬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과 보호없이 살아갈 수 없다. 나이가 들면서 현대판 피터팬들이 우울증에
빠지게 되는 것은 결국 그 자신도 젊음과 귀염성을 잃게 되고, 스스로의 삶을 책임질 수밖에 없는 냉엄한 현실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김혜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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